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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와 시뮬라크르 (1) 나의 관심의 출발 "Preaching and Simulac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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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춘 목사
(Homepage) |
2013-02-13 01:16:01, 조회 : 8,185, 추천 : 18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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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뮬라크르 (simulacre) 라는 용어를 알기전에
저는 현대 팝 아티스트인 로이 리히텐쉬타인 (Roy Lichtenstein)의
미술전에 참석하면서 예술에서의 모방이라는 주제에 흥미를 느꼈습니다.
위의 사진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모나리자의 초상을 리히텐쉬타인은 전혀 다른 해석으로, 원본을 모방하지만
자신만의 독특한 해석으로 재해석하면서 자신의 예술안에 이전에 다른 예술가가 만들었던 작품을
텍스트로 사용하면서도 전혀 새로운 예술을 만드는 것에 감탄하였습니다.
다른 예술가의 작품을 자신의 예술에 모방하면서도 모방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해석으로
자신만의 새로운 예술을 만든다! 이것이 바로 저를 흥미롭게 했습니다.
로이 리히텐쉬타인같은 미술가들을 미술에서는 Pop Art 혹 Pop Artist라고 하여 일상 생활에서 소재를 찾고
그 단순한 일상의 주제를 재해석하여 예술로 표현해내는 미술계의 새로운 흐름입니다.
여기에서 한걸음더 나아가 점차 이 Pop Artists들 중의 앤디 워홀같은 예술가에서 발견되는 모방 예술(시뮬라크르)
를 더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앤디 워홀은 마를린 먼로의 초상을 각기 다른 여러개의 초상으로 다르게 표현합니다.
여기에 분명히 모방이 있습니다. 자신의 예술안에 다른 예술가의 텍스트가 존재합니다. 그러나 대화의 상대자로
존재하며 이 모방해온 텍스트와 예술가가 대화하면서 자신의 해석을 통해, 자신의 표현을 통해 새로운 예술을 창조해
냅니다. 소재는 분명 모방이지만, 그리고 그 모방을 당당히 드러내지만, 결과는 창작입니다.
이것을 미술에서의 시뮬라크르라고 합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독일교회의 새로운 설교방법중의 하나로 설교와 미술을 접목시킨 것을 흔히 발견할수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 예술가의 작품을 설교시에 하나의 주된 설교의 텍스트로 사용하는것입니다. 시청각으로 그 예술을
회중에게 보여주고, 나누어줍니다. 그리고 설교에서 그 미술작품을 설명하면서 설교, 성서, 회중에게 적용하며
설교를 만들어 나갑니다. 예술과 설교의 접목현상을 보게 됩니다.
독일 설교학자들이 이것을 시뮬라크르와 연결짓지않습니다. 예술을 설교에서 사용하는 정도로 말합니다.
그러나 저에게는 그것도 하나의 중요한 시뮬라크르의 단면입니다. 설교안에서도 역시 또 다른 한 텍스트를
일관성있게 사용하면서 그 다른 제2의 텍스트, --성서를 Urtext 제 1의 텍스트라고 한다면,--라고 부를수 있습니다.
이것은 전통적인 설교예화의 단편적 사용과 다릅니다. 왜냐하면 설교예화는 지나가면서 짧게 단편적으로 사용되지만
이 시뮬라크르의 방법은 설교안에서 일관성있게, 지속적으로 주된 대화의 파트너로 텍스트가 사용되는것입니다.
아뭏든 모방을 통한 창작이라는 시뮬라크르에 대한 저의 관심이 이렇게 발전되었습니다.
이미 제 유기체적 설교학 organic homiletic에서 이 모방 mimesis의 사상이 아리스토텔레스로부터 발전되고
유기체적 사상으로 연관됨을 서술하였습니다. 단순 모방이 아니고 creative imitation, 혹 mimetic creativity라고
지칭하였습니다.
사실 이 때까지만 해도 설교에서의 시뮬라크르라는 새로운 저의 설교사상을 발전시킬 생각이 전혀 없었습니다.
독일교회 설교자들이 가끔 미술을 사용할때 흥미롭게 들은것 외에는 말입니다.
그러나 어느날 아침에 독일어로 된 매일 묵상을 읽으며 한국어로 번역하던중 한 놀라운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제가 읽고 있던 독일어 매일묵상 Neukirchener의 텍스트가 너무 좋아서 혼자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 매일묵상 본문을 설교에 사용할 수 있을까? 단지 단편적으로 짧게가 아니고 지속적으로 일관성있게 대화의 파트너로
이 매일묵상의 텍스트를 설교에 사용할수는 없을까? 스스로 질문하기 시작했습니다.
설교안에 또 다른 텍스트를 가지고 설교할수 있는 좀 독특한 생각을 발전시키기 시작했습니다.
Why not? 그 본문은 치유의 기적에 대한 묵상이었습니다. 설교자가 성서의 원 본문에서 직접 청중에게 자신의 해석으로
치유의 기적에 대한 입장을 설교한다면 아마 청중들중의 상당히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는 이유로
설교가 논쟁에 휘말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설교자가 설교안에서 이 기적적 치유에 대한 묵상본문을 대화의 파트너로
사용할때 설교자는 일단은 안전한 위치에 설수 있습니다. 기적에 대한 묵상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대화하는
입장에 서기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설교안에 다른 메시지 텍스트를 가지고 설교자가 원텍스트인 성서와 회중과
대화할때 설교는 기초를 든든히 하고 다양성을 가질수 있고 객관성과 주관성을 동시에 소유할수 있으며
불필요한 청중으로부터의 설교자를 향한 반박을 막을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다시 미술의 모방창조를 설교안에서의 묵상본문을 사용하는것과 연결하기 시작했습니다.
그후 한걸음 더 나아가 묵상본문만이 아니고 다른 이들의 설교를 설교안에서 대화의 상대자로 사용할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당연히 설교표절시비로 교회까지 사임하는 설교자들을 보는 이 상황에
이것은 위험한 생각일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문제는 아주 간단히 해결됩니다. 설교안에서 고전적 설교나
현대설교자들의 설교를 또 다른 대화의 파트너로 사용할때 숨기지않고 당당히 누구의 설교인것을 밝히고
사용하면 그것은 설교표절이 아닙니다. 표절은 근거를 밝히지 않고 자신의 것인것 처럼 숨길때 문제가 됩니다.
설교안에서 누구의 설교인가를 밝히고 대화의 상대자로 변증법적으로 비판적으로 재해석하며
찬성과 반대의 변증법을 적용하여 그당시, 다른 지역의 상황을 나의 설교 청중의 상황에서 재해석하고 재적용
하며 내 교회의 상황에 맞게 새로운 메시지를 만들어 낸다면 그것은 아주 멋진 설교가 될것입니다.
여기에 도달하면서 저는 시뮬라크르라는 단어를 모른채 질문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방법을 묘사하는 용어가 혹시 없을까? Pop Art일까? 그래서 이렇게 시뮬라크르로 설교하는 설교자를
Pop Preacher라고 할수 없을까? 질문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틀렸습니다. Pop Art는 시뮬라크르라는 방법을
하나의 표현기법으로 사용하기때문에 순서가 잘못되었습니다.
그후 미술에서의 이 모방예술 기법을 무엇이라고 하는지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저는 놀라운 단어 "시뮬라크르(simulacre)"라는 프랑스어 단어를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이 단어는 이미 철학, 예술, 과학, 문학, 영화 등에서
이미 아주 중요한 단어로, 사상으로 사용되고 연구되고 있는것을 뒤늦게(!)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이 단어가
가지고 있는 철학적 배경, 예술사적 배경을 읽으면서 감탄을 금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한국에서도 미학에서 이미
이 단어가 중요하게 사용되고 연구되는것을 발견했습니다. 영화 매트릭스는 이 시뮬라크르를 사용한 대표적인
영화로 꼽히고 있었습니다.
이 시뮬라크르는 플라톤의 이데아론까지 거슬러올라가며 그 배경을 추적할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현대 프랑스의
철학자들이 대표적으로 이 시뮬라크르를 연구하고 발전시킨것을 알수 있었습니다. 프랑스 질 들뢰즈는 플라톤에
반대합니다. 플라톤에 있어서 이데아를 복제한 현실, 그리고 그 현실을 재복재한 시뮬라크르를 가장 가치없는것으로
봅니다. 그러나 질 들뢰즈는 시뮬라크르는 원래 이데아가 존재하지 않음으로 모방과 복제를 무가치한것으로 이데아에
비해서 평가하는것은 의미가 없으며 시뮬라크르는 그 자체로서, 비록 모방과 복제에서 왔을지라도. 긍정적임을 주장
합니다.
한가지 저의 이 프랑스 철학자들에 대한 평가에 대한 비판은 프랑스 현대 철학자들이 플라톤에 반대하는 수정적 견해를
제시한것으로 프랑스 현대철학자들을 크게 평가하고 있는데, 제가 이미 아리스토텔레스의 미학을 유기체적 이론을
연구하면서 읽은 바에는 현대철학자들이 새롭게 시뮬라크르를 제시한것이 아니고 이미 아리스토텔레스의 creative mimesis이론에서 시뮬라크르 사상이 고대로부터 존재해왔다는것입니다. 해아래 새것이 없다는 이론입니다!
이야기가 많이 어렵게 벗어났지만 다시 설교로 돌아갑니다.
앞으로 계속해서 이 사상에 대하여 연재할 생각입니다. "설교와 시뮬라크르"
과연 이 사상이 설교학에 가능한가?라는 기초적 토론에서부터, 시뮬라크르가 과연 무엇인가?
가능하다면 어떻게 설교에서 시뮬라크르를 사용할수 있는가? 위험성은 없는가?
사용하지 말아야 하는가? 등등의 주제로 연재해 나가겠습니다.
우리가 한마디로 불필요한것으로 단정하며 더이상 대화나 논리의 진전이 불필요합니다.
그러나 다른 학문분야, 예술, 과학분야에서 처럼 설교가 타학문과의 대화를 시도한다면
이 시뮬라크르에 대한 포스트모던적인 문명사의 발전은 설교와 설교를 듣는 세상속의 설교회중에게
유익한 도움을 줄것입니다.
저는 음악에서도 이런 시뮬라크르 현상을 개인적으로 봅니다. 클래식에서도 이미 변주곡이라는 형식이
존재해옵니다. 다른 사람, 다른 음악가의 주제를 모방해서 계속해서 다르게 재해석하며 새로운 음악을
만듭니다. 모짜르트의 작은별 변주곡은 그 대표적일것입니다. 차이코프스크, 클라라 슈만의 주제에 의한
변주곡은 제가 개인적으로 연주하기 좋아하는 변주곡 variation입니다. 당연히 또한 째즈 음악에서의
improvisation은 음악에서의 시뮬라크르의 압도적 형태입니다. 다른 이의 음악을 주제로 가져와서
즉석에서 자신의 해석으로 재표현해내는 음악입니다. 또한 Remix같은 전자음악도 시뮬라크르의 한 형태
라고 볼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유행했던 유명한 팝음악을 리믹스하여 전혀 새로운 분위기의 음악으로
만드는것도 시뮬라크르의 한 형태입니다.
일상생활에서 산업분야에서도 이 시뮬라크르는 중요합니다. 최근 애플 컴퓨터와 삼성전자의 법정소송을
보면서 누가 누구를 모방했고 모방해서는 안되는가라는 중요한 시뮬라크르의 질문에 우리는 직접
접했습니다. 삼성이 다시 애플을 이기는 것을 보면서 모방을 통한 창작은 절대 모방에 그치지않는다는
과학에서의 시뮬라크르도 봅니다.
가끔 설교자들이 너무 지루하고 너무 주관성에 치우쳐 설교가 피상적이고 뿌리와 땅의 근거가 없는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는 설교를 하는것을 봅니다.
만약 우리가 설교안에 다른 텍스트를, 단지 예화사용, 인용사용의 차원에서 더 나아가 아주 적극적으로
깊은 연구를 통해, 그리고 일방적 모방이 아닌 변증법적 비판적 사용을 하여 나의 독창적 설교의 메시지를
만드는데 사용한다면 설교는 아주 참신하고 깊이있고 대화적이고 현실적이고 근거있고 지성적이며
들을만 한 설교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 원 텍스트는 Urtext는 당연히 성서입니다.
제 2의 텍스트, 그것이 미술이건, 한 사람의 전기이건, 다른 사람의 설교이건, 무엇이든간에 메시지를 이미
가진 다른 사람의 작품을 제2의 텍스트로 사용하면서 원텍스트와 부텍스트 그리고 설교자와 설교의 컨텍스트
에서 대화를 창조적으로 비판적으로 한다면 설교의 시뮬라크르는 불가능하지 않고 불필요하지 않고
아주 중요한 새로운 설교사상의 한 요소로 설교에 자리잡을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설교와 시뮬라크르라는 설교학사상을 누구에게도 배운적이 없습니다.
어느 책도 이 주제로 읽은적도 본적도 없습니다.
구글을 탐색해봐도 아직 이 주제가 없습니다.
그러나 설교와 시뮬라크르는 앞으로 현대설교학사상의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을수 있다고 봅니다.
저는 이 사상을 설교이론으로 제시하기를 원치않습니다. 이것은 설교학방법론이 아닙니다.
설교학사상입니다. 흔히 설교학자들이 저마다 설교학이론을 발표하고 설교자들이 그렇게 설교해야한다고
설교이론을 주지만 이 설교와 시뮬라크르 사상은 설교방법론이 아니고 모든 설교에서
사용해볼수 있는 설교학 이론을 뛰어넘는 보편적 설교학사상입니다.
박희춘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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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시뮬라크르에 대한 한국어 웹자료
1. 시뮬라크르 위키백과(링크 1)
2. 모방과 재현의 변증법, 시뮬라크르(링크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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